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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운동량이 확 줄어들었다. 스포츠센터가 문 닫은 지 오래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꺼려지면서 뱃살이 처지는 등 몸에서 지방 축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만보걷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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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에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국민을 위로하고자 오는 6월 30일까지 구리 동구릉 숲길을 포함한 조선왕릉 숲길 9선을 개방한다는 발표에 귀가 솔깃해졌다. 이번에 문화재청에서 개방하는 조선왕릉 숲길은 ▲구리 동구릉 ‘경릉~양묘장’ 숲길 ▲구리 동구릉 ‘휘릉~원릉’ 숲길 ▲남양주 광릉 ’금천교~정자각‘ 숲길 ▲남양주 사릉 ’홍살문~능침 뒤편’ 숲길 ▲서울 태릉과 강릉 ’태릉~강릉‘ 숲길 ▲서울 의릉 ’천장산‘ 숲길 ▲파주 장릉 ‘능침 둘레길’ ▲파주 삼릉 ‘공릉 뒤편’ 숲길 ▲화성 융릉과 건릉 ‘융릉∼건릉 숲길’이다.
토요일인 16일 태조 이성계가 묻힌 건원릉(健元陵) 등 왕릉 9개가 모여 있는 구리시 인창동에 위치한 동구릉을 찾았다. 주차장에는 차량으로 가득 찼지만 생각보다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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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에 10여분쯤 걸어 올라가니 평시에는 능을 관리하는 참봉이 지내며, 제사 때는 제관들이 음식을 만들던 재실(齋室)이 나왔다. 재실은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잘 관리되어 있었다. 정갈한 재실만 보고도 이곳이 조선의 왕과 비를 모셔 놓은 엄숙한 왕릉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왕릉으로 가는 길 양옆은 갈참나무와 소나무, 잣나무 등이 숲을 이뤄 걷는 것만으로도 삼림욕이 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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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번에 공개된 휘릉~원릉 숲길을 걷기 위해 재실에서 왼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인조 왕비 장렬왕후릉인 휘릉에 다다르니 왼쪽 숲길에 가로 막고 있던 빨간색 목책이 내려져 있고, ‘동구릉 숲길 개방’이라는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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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m를 걸어가니 왕릉이 아닌 완전한 숲이란 느낌이 들 정도로 나무가 우겨졌다.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내리는 정도라 그리 힘들지 않았다. 영조정순왕후릉인 원릉까지 1.5㎞의 구간을 20여분에 걸쳐 걸었다. 숲속에는 여러 나무가 있지만 5~6월 종모양의 꽃이 피는 때죽나무를 볼 수 있다. 때죽나무 껍질은 짙은밤색이라고 하지만 검은 빛깔이 돌 정도로 검었다. 숲에 바람이 불면 때죽나무 꽃이 떨어지면서 흩날리는 꽃비가 내려 탄성이 절로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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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종과 왕비 효현왕후 김씨, 계비인 효정왕후 홍씨의 능인 경릉부터 양묘장까지 왕복 3㎞의 구간도 이번에 개방됐다. 원릉 인근인 경릉에서 양묘장까지는 완만한 경사로인데, 구간이 길어서 인지 휘릉~원릉 숲길보다 약간 힘이 들었다. 20여분을 올라가면 숲 한가운데 평지가 나오는데, 이곳이 동구릉에서 쓰는 묘목을 기르는 양묘장이다. 여기서는 앵두나무와 잣나무, 소나무 등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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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릉~양묘장 구간을 지나 매표소에 도착하니 만보기에는 1만보 이상이 찍혀 있었다. 1시간 40여분의 숲 산책 시간은 코로나19에 지친 도심에서 맛볼 수 없는 행복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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