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자 감당못하는 ‘좀비기업’ 역대최고치…올해가 더 걱정

코로나19 사태 일부만 반영 1분기 기업들 수익성 비상
이수룡 기자 2020-06-03 18:12:53

지난해 번 돈으로 대출 이자도 못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좀비 기업’의 비중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깊어진 내수침체에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수출까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3일 한국은행 '2019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0%였다. 2018년 4.2%에서 하락 전환했다.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4.3%에서 -1.5%로 하락 전환하면서 지표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중소기업은 3.9%→1.5%로 둔화됐다.

업종별로 제조업(4.5%→-2.3%), 비제조업(3.8%→0.8%) 모두에서 증가율이 둔화됐다. 전체 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도 6.9%에서 4.7%로 하락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대기업(7.2%→4.6%)이 중소기업(5.6%→5.2%)보다 하락 폭이 컸다. 제조업은 8.3%에서 4.6%로, 비제조업은 5.2%에서 4.8%로 줄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의 비율도 31.3%에서 34.1%로 치솟았다. 2013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자보상비율 0% 미만인 영업 적자 기업의 비율도 21.6%에서 23.4%로 커졌다.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93.1%→95.4%)과 차입금의존도(26.0%→27.7%)도 모두 올랐다. 자본잠식상태 기업의 비중은 한 해 전과 같은 8.8%였다.

올해 상황은 더욱 나쁘다. 한국거래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92곳(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조477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1.2%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1조336억원으로 47.8% 급감했다.

이에따라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3.9%)과 순이익률(2.2%)이 1년 전보다 각각 1.8%포인트, 2.1%포인트 떨어졌다. 1천원어 치 상품을 팔아 손에 쥔 돈은 겨우 39원에 불과한 셈이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19 피해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2분기에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을 제시한 주요 코스피 상장사 128곳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21조6074억원으로 1개월 전(24조9351억원) 대비 13.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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